1998년 수원으로 이사갔을 때가 초등학교 5학년.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축구열기가 뜨거웠던 시절이었다.
초등학교 담임선생님께서는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수원삼성의 홈경기로 우리반 전체를 데려가셨다.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아마도 결과가 수원삼성 4-0 포항스틸러스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결과 때문에 첫 이미지가 좋았던 탓일까,
그때부터 축구(Football)에 계속 빠져들었다.
축구에만 빠진건 아니었다. 축구 농구 배구 야구 모든 구기종목이 좋았다.
모든 선수들이 공을 다루는게 멋있게 보였다.
수원을 연고로 하는 프로팀들을 다 관심 있게 챙겨보았다.
축구 수원삼성블루윙즈,
농구 수원삼성썬더스,
야구 현대유니콘스,
배구팀은 없었다.
그러다 2002 한일월드컵이 지나고
나는 수원삼성(축구)의 오랜 팬이 되기 시작했다.
농구팀 수원삼성썬더스는 2000년 초반이었나, 갑자기 서울로 연고이전을 해서
그때부터 농구에 대한 관심은 없어졌다.
야구는... 내가 축구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지 큰 관심이 안생긴다.
2002년 6월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이 글에서 월드컵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니까 간단하게 이야기 하면
내게 엄청난 자신감을 주었고, 당시 매우 행복해서 펑펑 울었고,
지금도 당시를 추억하면 눈시울이 매우 뜨거워질 정도다.
어쨌든, 나는 이 글에서 '내가 축구에 빠져 사는 이유'에 대해 쓰고 있다.
일단, 축구공을 차고 막는 내가 스스로 멋있어 보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어린 시절 구기종목 선수들이 매우 멋있게 보인다고 했다.
매우 평범하고 때로는 잘난게 하나도 없고, 매력적이지 않게 보이는 나도
그래서 축구를 할 때 만큼은
'멋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어른이 되면서 깊이 박힌 것 같다.
2002 한일월드컵이 끝나고
가을이 되면서 어떤 책 한 권을 읽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대한민국의 공격수로 출전해서 값진 골을 넣었던 '황선홍'의 자서전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eCdVYxTjQ8
이 책에서 그의 인생 냄새를 느꼈다.
그는 어린 시절 엄마가 집을 갑자기 나가는 아픔이 있었다.
돌아가신건 아니고 아빠와의 불화로 인해 갑자기 집을 나갔다고 한다.
그는 엄마 없는 외로움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 짙은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이 '축구'였다고 한다.
축구공을 찰 때만큼은 외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부분에서 매우 슬펐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외롭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자랐는데,
외로움을 잊기 위해 더욱 간절하게 축구를 했다는 사실이 매우 슬펐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그가 축구에 빠져 선수가 된 이유는 아래와 같다.
"내가 멋진 축구선수가 되어 신문기사에 나오면,
집을 떠난 엄마가 나를 다시 찾아올거야."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외로움에 힘들어 하는 내게
누군가 찾아왔으면... 하는 생각이 깊이 박혔다.
나도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안타깝지만 나는 멋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겸손하려고 적은 글자는 아니고
내가 생각해도 나는 멋있는 부분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어쩌면 없을 수도 있다.
내 매력을 아직 내가 찾지 못했다.
그래서 축구를 하거나 보는 내 모습이
가장 나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 경기를 철저하게 준비하고
- 한 골을 넣기 위해 간절하게 뛰고
- 무모하지만 공을 차지하기 위해 몸을 던지고
- 힘들게 한 골이 들어가면 다함께 기뻐하고
- 언제나 상대팀을 존중하고
위의 5가지 모습들이
오늘의 내 성격을 만들었다.
그래서 어쩌면, 재미 없는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딱딱하고 또 딱딱한 아저씨.
이런 스트레스 때문에
가끔은 죽음을 고민할 때도 있다.
물론 오늘밤 당장 죽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데 좀, 외롭다.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을 다시 예약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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